
최근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모자무싸로 통일).
제목부터 묵직한 이 작품은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라,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느껴본 '나는 왜 이렇게 부족할까'라는 감정을 정면으로 건드린 작품입니다.
특히 취업, 인간관계, 가족, 사랑 속에서 끊임없이 평가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을 섬세하게 그려내면서 공감과 호불호를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 드라마 <<모자무싸> 홈페이지 기획의도
사람들은 모두 ‘나는 괜찮은 인간이다!’라는 데에 인생 전부를 거는 듯하다.
인격적으로든 외모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어떤 식으로든 ‘괜찮은 인간’이고픈 욕망.
잘나서 증명해 보일 수 없다면, 망가져서라도 특별해져야 한다는 강박.
그러나 그 주장은 늘 좌절되고, 뜻대로 되지 않고.
그런 식으로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나도 그러함에도 자신의 무가치함을 가리려고 요란하게 허우적대는 인간은 왜 또 그렇게 미운지.
그런 인간을 끌어안지 못하면 나를 끌어안지 못하는 것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런 인간에 대한 증오가 멈춰지지 않는다.
여기 잘나가는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만 못 나가 시기와 질투로 미쳐버린 인간이 있다.
그리고 그가 꼴 보기 싫어서 미치겠는 친구들.
어금니 꽉 깨물고 자신의 무가치함을 극복해 나가려고 하는 한 인간과
역시 어금니 꽉 깨물고 그런 그를 끌어안아 보려고 하는 사람들의 얘기.
(JTBC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홈페이지 발췌)
* 드라마 <<모자무싸>>줄거리-무가치함을 껴안은 사람들의 이야기
영화계를 꿈꾸며 대학 시절부터 함께했던 모임 '8인회'. 그 멤버들은 하나둘 데뷔하고 자리를 잡아갔지만, 황동만(구교환)만은 여전히 지망생으로 남아 있습니다. 마흔이 넘도록 감독 데뷔의 문턱을 넘지 못한 그는 잘 나가는 친구들 사이에서 시기와 질투, 열등감으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황동만은 우연히 영화사 최필름의 기획 PD 변은아(고윤정)를 만납니다. '도끼'라는 별명처럼 날카롭고 냉정한 그녀는 사실 어린 시절 친모에게 버려진 상처를 안고 홀로 버텨온 사람입니다. 말이 끊이지 않는 황동만의 소란스러운 외침 속에서 변은아는 그것이 공포와 두려움에서 비롯된 생존의 몸부림임을 유일하게 알아챕니다.
두 사람이 나누는 오래도록 말하지 못했던 '도와줘'라는 외침은 서로를 서서히 바꾸기 시작합니다. 이 드라마는 성공신화를 말하는 대신, 무가치함과 불안이라는 감정의 한가운데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연대하고 서로의 가치를 발견해 나가는지를 담아냅니다.
곁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은 모두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인가?'라는 질문과 싸우고 있다는 설정이 핵심입니다.
거대한 사건보다는 인물의 감정선과 대사, 침묵 속 분위기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스타일이라 잔잔하지만 여운이 강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드라마 <<모자무싸>> 주요인물
구교환-황동만 역
8인회 멤버 중 유일하게 20년째 데뷔 못 한 예비 영화감독. 친구들의 영화가 망하면 신이 나 떠들고, 잘되면 배가 아파 죽겠다고 느끼는 '지질함'의 집약체이지만 그 모든 행동이 사실은 자신의 무가치함을 직면하지 않으려는 처절한 방어기제입니다.
고윤정-변은아 역
영화사 기획 PD. '도끼'라는 별명을 가진 날카로운 인물로, 어릴 적 친모에게 버려진 상처를 숨기고 산다. 황동만의 소란 속에서 그의 진심을 알아보는 유일한 사람이며,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있지 못합니다
오정세-박경세 역
고박필름 소속 감독. 황동만과 20년 지기 케미의 주인공으로, 데뷔작의 모티브가 황동만의 이야기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들킬까 봐 늘 불안해합니다. 아내 고혜진과의 현실 부부 케미도 극의 웃음 포인트.
박해준-황진만 역
황동만의 형. 전직 시인에서 막노동꾼으로 살아가며 동생을 집에 들여놓고 있습니다.
강말금-고혜진 역
고박필름의 대표이나 박경세의 아내. 회사와 가정사이에서 현실적이고 단단하게 버텨가는 인물로,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존재입니다
* 드라마 <<모자무싸>> 호불호 반응-갈리는 시선들
모자무싸 드라마 작가의 전작들을 모두 즐겨봤던 나는 이번 작품 첫회를 보고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도대체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주인공은 왜 저렇게 비호감으로 그리는지 주인공 주변 인물들은 주인공에게 왜 저리 휘둘리는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회차가 진행돼 가면서 계속 봐야 할지 고민 중이었는데 5 회부터인가 어느새 빠져서 보고 있더군요.
이렇듯 <<모자무싸>>는 방영 내내 엇갈리는 반응들을 보이고 있습니다
작가 박해영표 속을 후벼 파는 명대사들과 구교환의 '밉지 않은 진상'연기, 오정세 강말금등 빈틈없는 앙상블, 감정워치 차단봉 등 섬세한 연출장치에 자극적 사건 없이 공감으로 이끄는 서사가 어우러져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 저처럼 초반 황동만의 진상 행동에 피로감을 느끼거나 인물 이해보다 짜증이 먼저 오는 전개, 결핍묘사 강도가 과하다는 반응등 좋지 못한 평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회차가 거듭될수록 황동만의 행동 이면에 담긴 이유와 인물 관계가 촘촘하게 드러나면서 초반 불호 반응이 오히려 설득력 있는 서사로 전환되는 흐름입니다.
*드라마 <<모자무싸>> 지금 봐야 할 이유
모자무싸는 거창한 스펙터클이나 자극적인 소재 없이, 오직 공감의 힘만으로 시청자를 끌어당기는 드라마입니다. 방영 전부터 '박해영작가신작'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고, 초반 시청률 부진에도 입소문 하나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 이 드라마의 진짜 힘을 보여줍니다.
황동만을 바라보는 건 불편합니다. 그가 내뱉은 말들은 곁에 있다면 머리를 한 대 쥐어박고 싶을 만큼 얄밉습니다. 하지만 그 불편함이 가라앉고 나면, 우리는 어느 순간 황동만의 무가치함이 사실 나 자신의 이야기였다는 걸 깨닫게 되지 않을까요.